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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샘밤하늘로 돌아가기

점성술의 역사

점성술은 어디서 왔나 — 왕의 하늘에서 개인의 차트로

· 읽는 데 5

몇 월 며칠은 무슨 별자리를 세는 방식도, 합과 삼각이라는 각의 이름도 어느 날 갑자기 생긴 것이 아닙니다. 지금 쓰는 차트의 부품은 대부분 3천 년 전 메소포타미아에서 출발했습니다. 그 여정의 첫 구간을 따라가 봅니다.

처음에는 왕 한 사람의 하늘이었습니다

가장 오래된 점성술 문헌은 "에누마 아누 엔릴"입니다. 점토판 일흔 장 남짓에 징조가 6,500개에서 7,000개쯤 새겨져 있습니다. 바빌로니아의 서기들이 하늘에서 본 것과 그 뒤에 일어난 일을 짝지어 쌓아 올린 목록입니다.

읽어 보면 지금의 운세와 결이 완전히 다릅니다. "아야루월 저녁 야경에 월식이 있으면 왕이 죽는다." 이런 문장이 이어집니다. 주어가 언제나 왕이거나 나라입니다. 개인의 연애나 재물은 한 줄도 없습니다.

하늘은 사적인 것이 아니었습니다. 천문 관측은 왕에게 올리는 보고서를 쓰기 위한 국가 업무였고, 별을 읽는 사람은 궁정의 관료였습니다. 앞부분 쉰 장이 달과 해와 기상 현상을 다루고 나머지 스무 장이 행성과 별을 다룹니다. 순서마저 관측하기 쉬운 것부터입니다.

개인의 차트는 기원전 410년에 처음 나타납니다

지금까지 알려진 가장 오래된 개인 출생 차트는 기원전 5세기 바빌론의 점토판입니다. 그중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이 기원전 410년 4월 29일 밤을 적은 판입니다.

달은 전갈의 집게 아래, 목성은 물고기자리, 금성은 황소자리, 토성은 게자리, 화성은 쌍둥이자리. 수성은 보이지 않았다고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날 태어난 아이에게 좋은 운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이 한 장이 점성술의 성격을 바꿉니다. 징조는 하늘의 사건 하나를 읽습니다. 차트는 한 순간의 하늘 전체를 한꺼번에 읽습니다. 해와 달과 다섯 행성이 그 순간 어디에 있었는지를 모두 적으려면 황도라는 좌표가 있어야 하고, 눈에 안 보이는 별의 자리도 계산할 수 있어야 합니다.

수성이 "보이지 않았다"고 적힌 대목이 그래서 중요합니다. 안 보이는 것을 안 보인다고 적으려면 그것이 지금 어디쯤 있는지를 알고 있어야 합니다. 왕의 징조를 읽던 기술이 개인에게 내려오면서 계산도 함께 내려왔습니다.

그리스가 구조를 얹었습니다

바빌로니아가 관측과 목록을 쌓았다면, 헬레니즘 시대의 이집트는 그 위에 구조를 얹었습니다. 기원전 1세기 무렵 알렉산드리아를 중심으로 지금 우리가 아는 형태의 점성술이 조립됩니다.

태어난 순간의 지평선을 기준점으로 삼아 하늘을 열둘로 나누는 하우스, 행성끼리 이루는 각도에 뜻을 붙이는 어스펙트, 각 자리를 맡는 지배 행성. 오늘 별샘이 그리는 원반의 뼈대가 이때 완성됐습니다. 상승궁이라는 개념도 여기서 나옵니다.

바빌로니아 점성술에는 하우스가 없었습니다. 태어난 시각을 분 단위로 따지는 습관도 없었습니다. "몇 시에 태어났느냐"가 중요해진 것은 그리스가 지평선을 기준으로 삼은 뒤부터입니다. 이 사이트가 태어난 시각을 모르면 하우스를 세우지 않는 이유도 결국 2천 년 전의 이 결정에서 옵니다.

내 차트의 상승궁 보기

지금 차트의 부품은 어디서 왔나

한 장의 차트에는 서로 다른 시대에서 온 부품이 섞여 있습니다. 갈라 보면 이렇습니다.

바빌로니아에서 온 것 — 황도를 30도씩 열둘로 자르는 방식, 그리고 행성마다 붙은 성질. 성질 쪽은 신 이름이 그리스와 로마를 거치며 한 번씩 손질됐습니다.

헬레니즘 이집트에서 온 것 — 하우스 열둘, 각 자리를 맡는 지배 행성, 그리고 태어난 시각을 분까지 따지는 습관.

둘이 겹치는 것 — 각입니다. 헬레니즘에서 쓰이기 시작해 프톨레마이오스가 정리했습니다.

행성 이름이 좋은 예입니다. 바빌로니아에서 금성은 사랑과 전쟁을 함께 맡은 이슈타르였습니다. 그리스가 아프로디테로, 로마가 베누스로 옮기며 전쟁 쪽이 떨어져 나갑니다. 지금 금성 자리를 연애로만 읽는 것은 그 번역의 결과입니다.

왜 하필 열둘인가

하늘을 굳이 열둘로 나눈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태양이 한 바퀴 도는 동안 달이 열두 번쯤 차고 기웁니다. 한 해에 보름이 열두 번 온다는 관찰이 먼저 있었고, 그 열둘을 하늘에 옮겨 그린 것이 열두 칸입니다.

360도를 열둘로 나누면 정확히 30도씩 떨어지는 것도 우연이 아닙니다. 바빌로니아는 60을 밑으로 하는 수 체계를 썼습니다. 한 시간이 60분이고 한 각도가 60분인 것도 여기서 왔습니다. 60으로 셈하는 사람에게 360과 30은 다루기 가장 편한 수였습니다.

그래서 열두 칸은 하늘에 그렇게 생긴 무엇이 아니라 셈하기 좋은 눈금입니다. 열세 번째 별자리 소동이 되풀이되는 것도 이 사실이 잘 알려져 있지 않아서입니다.

프톨레마이오스가 한 권으로 묶었습니다

2세기 알렉산드리아의 클라우디오스 프톨레마이오스(약 90~168년)가 흩어져 있던 기술을 네 권으로 정리합니다. "테트라비블로스"입니다. 이 책이 이후 1,400년 동안 서양 점성술의 표준 교과서가 됩니다.

눈여겨볼 것은 같은 사람이 "알마게스트"도 썼다는 사실입니다. 행성의 운동을 계산하는 천문학 책입니다. 한 사람이 계산서와 해석서를 나란히 썼고, 당시에는 그것이 조금도 이상한 일이 아니었습니다. 두 권이 갈라서는 데는 1,500년이 더 걸립니다.

무엇이 남고 무엇이 사라졌나

3천 년을 지나며 사라진 것이 있습니다. 왕의 하늘입니다. 월식으로 왕의 죽음을 점치는 문장은 어느 전통에도 남지 않았습니다. 나라의 운을 읽던 기술이 개인의 성격을 읽는 기술로 통째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남은 것은 좌표와 문법입니다. 황도를 열둘로 나누는 방식, 하우스, 각, 행성마다 붙은 성질. 지금 오늘의 하늘이 하는 일도 결국 기원전 410년의 그 판이 하던 일과 같습니다. 한 순간의 하늘을 통째로 적고, 그것을 한 사람의 차트에 겹쳐 읽는 것.

다음 구간은 이 책이 유럽에서 한 번 사라졌다가 아랍어를 거쳐 돌아오는 700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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